행위는 정신을 지배한다. 눈물을 참는게 습관이 되면 나 스스로 '나는 지금 힘든 게 아니다' 라고 속이는 것도 가능해진다. 마음은 그렇게 방치되고, 어느 날 완전히 고장나버렸을 때 왜 이런지도 모르게 고통을 호소한다. 나를 들여다보고 챙긴다는 것은 정신적으로만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그렁그렁 맺히는 눈시울도 몸이 내가 들어줬으면 하는 중얼대는 혼잣말이고, 펑펑 쏟는 오열은 내가 나에게 외치는 구조신호다. 가슴에 묻다. 가슴에 품다. 침묵의 말들이다. 언뜻 닮은 듯하지만, 정서적으로는 꽤나 먼 친구들이다. 묻고 가는 것들은 아픔의 정서를 띄고, 품고 가는 것은 연정의 속성을 띈다. 묻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려는 모습이 품고, 내삶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는 모습이 ..